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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니어 10호(Pioneer 10)는 미국 우주항공국(NASA)의 태양계 달 탐사 프로젝트 파이어니어 계획에서 출발했습니다. 달 탐사에 투입되었던 파이어니어 1호 이후로 파이어니어 10호부터 태양계의 외행성인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의 탐사를 마치고 먼 우주를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2003년 지구와의 교신이 끝난 것이 마지막으로 확인되었으나 항해 도중 다른 소행성이나 혜성 등과 충돌하여 파괴되는 상황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약 200만 년 후에는 황소자리의 눈에 해당하는 행성 알데바란에 닿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파이어니어 프로젝트
미국 항공우주국, NASA의 첫 번째 태양계 외행성 탐사 프로젝트인 파이어니어 계획은 국가항공자문위원회에서 처음 실행을 시도했다가 계획이 변경되어 NASA 설립 이후인 1958년 파이어니어 0호의 발사로부터 시작됩니다. 안타깝게도 파이어니어 0호는 발사 직후 폭발하여 목표였던 달 탐사에는 성공하지 못합니다. 파이어니어 1호와 2호는 발사 단계에서 실패하고 파이어니어 3호는 발사에 성공하여 기대를 받았으나 달로 향하던 중에 교신이 두절되어 유실되고 맙니다. 1959년 발사된 파이어니어 4호에 이르러서야 최초로 달 탐사에 성공하고 파이어니어 6호부터 9호까지는 태양 탐사 목적으로 발사되어 임무를 무사히 수행하게 됩니다. 이처럼 0호부터 10호까지 달과 태양, 금성 등 내행성 탐사를 마친 후 목성, 토성, 천왕성, 명왕성 등 외행성에 대한 관측을 계획하여 성공적으로 진행되었으며 이 계획에 투입된 파이어니어 10호와 11호 모두 임무를 완수하고 교신은 끊겼지만 현재에도 심우주를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파이어니어 10호의 여정
파이어니어 10호는 1972년 3월 2일에 타이탄 로켓에 실려 캘리포니아의 케이프 캐네버럴 스페이스 센터에서 발사되었습니다. 1972년 7월 15일 소행성대에 진입해 4억 킬로미터에 달하는 거리를 항해하며 소행성들과 몇 차례 충돌하였고, 1973년 12월 4일 목성에 근접했을 때 온도가 상승하고 태양의 항성풍이 감소했다는 데이터를 지구로 송신함으로써 파이어니어 10호가 목성의 자기장에 진입했음을 확인하게 됩니다. 목성을 지나면서 갈릴레이 위성인 가니메데, 칼리스토, 유로파의 사진을 얻게 되는데 아쉽게도 이오는 방사선의 영향으로 빛의 편광상태를 측정하는 광학 기기인 광편광계 이상이 일어나 사진으로 남기지는 못했습니다. 목성의 근접 사진 촬영에 성공한 것은 파이어니어 10호가 최초였으나 방사선과 어마어마한 압력, 자기장이 유발한 카메라의 고장으로 인해 화질이 낮아 제대로 식별이 힘들 정도였습니다. 이 당시 목성의 방사능에 대한 정보를 얻어 다음 계획인 보이저 프로그램 운용 당시 보이저 탐사선들의 방사선 차폐에 활용하게 됩니다. 1976년 2월경에는 토성, 1983년 6월 13일에는 해왕성 궤도를 지나게 됩니다. 1997년 3월 31일 애초 기획단계에서 약 20개월의 기간을 계획했으나 20년 이상 항해한 파이어니어와의 통신이 프로그램 예산의 집행 문제로 인해서 두절됩니다. 전자의 운동과 상호작용을 분석하는 하전입자 계측기(CPI)와 방사능 입자 검출 및 분석기기인 가이거 튜브 망원경(GTT)의 정보분석을 위해 전력 공급 체계인 온보드 전원 사용이 가능한 경우에는 데이터 송수신이 이루어지기도 했습니다. 2003년 1월 23일에 지구로부터 약 122억 킬로미터 떨어진 위치에서 마지막 신호가 수신되었으며 2006년 지구에서 신호를 보냈으나 파이어니어의 회신은 없었습니다.
파이어니어 금속판(Pioneer Plaque)
파이어니어 10호와 약 1년 여의 시간 뒤에 발사되었던 파이어니어 11호에는 공통적으로 금속으로 제작된 알루미늄 합금 소재의 명판, 금속판이 실려있습니다. 일종의 자기소개서인데, 당시 파이어니어 계획의 일원이었던 천문학자 칼 세이건의 제안으로 제작되어 파이어니어의 여정에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칼 세이건이 우주생물학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비록 만일의 경우 이 금속판을 외계의 생명체가 발견하더라도 지구의 인류에게 긍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것을 장담할 수 없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금속판은 파이어니어뿐만 아니라 그다음의 우주 탐사 프로젝트인 보이저 계획에서도 실행되게 됩니다. 금속판에는 태양계 행성들의 모습과 파이어니어의 궤도, 남자와 여자의 모습 등이 조각되었는데 직관적으로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인간과 같은 지식을 갖지 않은 대상이 이를 제대로 해석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파이어니어 10호의 최초 기록들
파이어니어 10호는 다양한 최초의 기록들을 가지고 있는 탐사선입니다. 지금까지 우주로 쏘아 올려진 탐사선들 중 소행성대를 맨 처음으로 통과했고 목성과 해왕성을 넘어 운항했으며 보이저 계획 이전 인간이 만든 물체 중 가장 먼 우주로 나아간 기록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최초로 태양계를 탈출하여 성간 공간으로 진입하는 궤도에 진입했으며 화성 궤도를 넘어서 최초로 비행하기도 했습니다. 원자력 전지(SNAP-19 방사성 동위원소 열 발생기[RTG])를 사용한 최초의 무인탐사선으로 초우라늄 방사성 동위원소인 플루토늄 238을 사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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